[Colorado Symphony] 비엔나에서의 마지막 밤
현악기와 금관악기의 서로 다른 울림이, 한 공간에서 뒤섞이고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금빛 실오라기들이 허공에 흩어지고 있었다.
(Denver = Wongeol Jeong) 콜로라도 심포니가 2021년의 마지막 날을 ‘A night in Vienna'로 장식했다.
하루종일 집 안에만 있다가, 나선 거리는, 온통 흰 눈으로 덮여있었다.
그렇다, 눈이었다.
차의 시동을 걸고, 거리로 나섰다.
지루하고도 다사다난했던 2021년의 마지막 날이니, 이정도 추위쯤은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이지, 지루하고도, 다사다난했던, 2000년대의 한 두 해였다.
콘서트 홀은 온기로 가득 차 있었다. 온통 눈 뿐인 세계에서, 콘서트 홀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다른 차원의 세계로 들어온 느낌이었다.
‘왜 비엔나의 밤인가?’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펼쳐든 프로그램에는 왈츠 몇 곡과 귀에 익은 ‘푸른 도나우’가 눈에 들어왔다.
2021년을 보내는 마지막 곡으로, 오스트리아의 왈츠를 선택했다는 게 조금 의문이었지만, 하지만, 뭐 어떤가. 세상 일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이다.
지휘자 드래곤의 입장과 함께, 2021년의 마지막 선율이 연주회장을 감싸고 있었다. 오스트리아의 왕궁과 왕과 귀족들, 그리고 기사들이 웅장하고도 섬세한 선율에 맞춰 춤추고 있었다.
왕의 음악이, 2021년의 마지막 공기를 뒤흔들고 있었다.
현악기와 금관악기의 서로 다른 울림이, 한 공간에서 뒤섞이고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금빛 실오라기들이 허공에 흩어지고 있었다.
얼마 남지 않은 2021년의 밤 하늘에서는, 여전히 하얀 눈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렇다,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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