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nver=Wongeol Jeong) 금요일 저녁, 기온이 하강하고 있었다.
늘 그렇듯이, 덴버 아트 센터의 주변에는, 해가 진 이후의 광경들이 선명했다. 드문드문 사람들이 걷고, 차들이 신호에 맞춰, 가거나 서거나 했다.
전구의 불빛들이 거리를 감싸고 있었다.
주차를 하고, 길을 건너려는데, 길 건너편에 지휘자 크리스토퍼 드래곤 처럼 보이는 남자가 황급히 식당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연주회 시간 까지는 아직 30분이나 남았으니 '뭔가 요기를 하려나보다'라고 생각했다.
연주회는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장' 으로 시작했다. 부드러운 선율은 이내 강렬한 행진곡 풍의 합주로 끝났다.
이어진 튜빈의 더블베이스를 위한 콘체르토는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더블베이스, 콘트라베이스라는 이름 만큼이나 비현실적인 소리들이 마음을 움직이고 있었다.
엘가의 '수수께끼 변형'은 거대한 소리의 벽이 드래곤의 손짓에 맞춰 흐르고 있었다. 소리는 벽으로, 때로는 물처럼 그 색감과 두께와 질감을 달리하며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소리의 흐름을 집중하고 있는 동안, 마음은 저절로 차분해졌다.
지금은 세상에 없는 작곡가이지만, 이런 방식으로 다시금 엘가의 음악을 조우하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감사합니다. 에드워드 엘가. 그곳에서는, 당신의 사랑하는 아내 엘리스와 함께, 편히 잠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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